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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유 교수 칼럼, 교육대전환은 신기루인가?

기사승인 2021.09.08  22:2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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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유 교수(교육학 박사) 칼럼〉 

교육대전환은 신기루인가

김대유 교수(교육학 박사)는 중고등학교 교사로 대학교수로 재직을 하면서 14권의 저서를 냈으며 그중 일부는 고등학생과 교사들의 생활지도, 상담 딜레마에 대한 교재로 활용이 되곤 했다.

[세종인뉴스 칼럼니스트 김대유 박사] 물리학적인 사고와 관점으로 세계를 바라본 KIST의 정재승 박사는 “대학의 ABC 학점제를 폐지하는 대신 책 혹은 영상 100편의 서평을 써야 졸업하는 에세이 교육체제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우습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 한마디에 대한민국 교육대전환의 열쇠가 담겨 있다. 그는 현재의 단위제 교육과정에서 빚어진 내신이나 수능 등급제는 AI에게 맡기면 당연히 AI가 1등을 한다고 분석했다.

지금의 한국교육은 인간의 사고를 망치고 미래를 닫는 교육이라고 진단한 것이다. 교수와 학생이 책을 읽을 필요가 없는 대학은 거대한 취준생 학원에 불과하다. 여전히 국영수로 줄 세우는 내신제와 입시를 폐지하지 않는 한 중등교육은 학점제 비슷한 제도를 백번 도입해도 도루묵이다.

남양주 광동고의 송승훈 국어교사는 우리나라 고교교육에서 독서교육의 분기점을 이루어 낸 화제의 인물이다.

학부모와 동료들의 우려와 만류에도 불구하고 고3 학생들에게 책을 읽히고 직접 팀별로 저자를 만나 인터뷰하여 에세이로 정리하는 과제를 부과하였다. 시골의 학생들이 작가들을 인터뷰하기 위해 책을 읽고 질문지를 만들고 전화와 이메일로 섭외하는 동안 지성이 싹트고 감성이 솟아났다. 주변의 걱정과 달리 수능에서 아이들의 성적이 올랐다. 그의 노력으로 국어교과 국가교육과정에서 정식으로 독서시간이 확보되었다. 국어교육의 대전환이 일부 이루어진 것이다.

김영삼 대통령 때 신설한 환경과목은 교사대에서 전공교사를 양성하지 않아서 고사(枯死)되었지만 지금껏 명맥을 이어온 것은 김광철 교사 등의 피눈물 나는 투쟁에 힘입은 바가 크다.

김광철 교사는 전국단위의 환경생태 운동을 조직하여 전개하고, 직접 근무하는 단위학교 현장에서 어린이 초록동아리와 교사 초록동아리, 학부모 초록동아리를 조직하여 전국의 환경과 생태, 에너지와 탈핵, 역사와 문화의 현장 체험 학습을 평생 다니면서 어린이와 학부모, 교사들의 환경과 문화 사랑의 마음을 키우고, 탈핵 교육과 사회 참여 교육에도 앞장 선 인물이다. 그가 이루어 낸 환경과 생태의 교육 마인드는 소중한 우리 사회 그린벨트 교육의 산실로 작용하고 있다.

학교보건교육단체인 (사)보건교육포럼의 우옥영 이사장은 “모든학교 모든학생에게 보건수업을 실시해야 한다”는 학교보건법 제9조의2를 신설하는 교육운동을 주도하여 ‘교사대 독과점의 국가교육과정“에 파열구를 내고 헌정사상 최초로 입법을 통한 과목을 만들어 냈다.

보건교육 운동에 앞장 선 그와 동료 보건교사들 덕분에 우리나라 학생들은 중등의 정규교육과정과 초등의 의무수업으로 코로나19 감염병 예방 등 건강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유네스코가 제시한 청소년 건강인권의 핵심을 교육대전환에 반영한 것이다.

장애인의 시각으로 바라 본 학교의 특수교육이 도입된 배경에는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의 대표 도경만 교사가 주도한 특수교육법이 토대가 되었다.

특수교육운동을 주도하며 그와 동료들은 사법처리를 당하고 교육청의 징계를 받았다. 장애우 학생들의 눈물을 씻어주고 교실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서게 했던 주역은 국가가 아니라 이름 없이 빛도 없이 희생하고 투쟁했던 무명의 교사들이다.

공과를 떠나 독재교육의 벽을 부수고 참교육의 기치를 내걸어 교육대전환을 이루었던 전교조의 건설 역시 무명의 현장교사들이 이루어 낸 교육혁명이었다.

학교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교육의 문제점을 간파하고 대안을 찾아 투쟁한 세력은 교사들이었다. 민주 대 반민주의 시대에 교사들의 희생은 불가피했고 그들의 희생으로 국가주의교육은 현대 선진교육으로 일부 탈바꿈되었다. 어차피 대통령과 교육부장관, 교육감들은 처음부터 교육대전환의 주체가 아니었다. 이와 같은 교육사의 맥락을 짚어볼 때 지금 교육대전환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를 일부 진단할 수는 있다.

▲첫째, 현장교사들은 더 이상 꿈을 꾸지 않는다. 장기간의 교원승진체제와 교육관료 지배구조, 임용고시 경쟁 시스템으로 교사 입직단계부터 근무기간 내내 교사들은 식물인간으로 존재한다. 교장보직제와 학교자치의 개혁으로 교원정책의 실용화와 교사 간의 통합을 이루어 내지 못하니 현장교사들의 꿈은 실종되고 동력은 사라졌다.

▲둘째, 교육대전환의 투쟁력을 지닌 진보적인 교사, 혹은 교육운동가들이 대거 교육부와 국가교육회의(국가교육위원회), 교육청의 관료로 진출하여 관에 순치(順治)되었다. 이제는 거꾸로 그들에 의해 교육대전환이 억압되고 있다. 개혁의 걸림돌은 보수세력만이 아니다.

▲셋째, 대학교수들의 구조조정이 혁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대학의 정규교수들이 한국의 교육정책을 독점하고 때마다 대선캠프에서 공약의 주체가 되다 보니 중이 제머리 못 깍는다고 헤픈 셀프개혁만 흉내낸다. 지금 대학의 전공구조 혁파와 교수임용의 개방화는 절실한 과제이다. 국제적으로 고립된 전공과 국적불명의 교수자격 유지로 대학은 섬이 되고 있고, 그로 인해 대학생의 학점제는 점점 축소되고 있을뿐더러 대학과 연계된 고교학점제도 엉망이 되었다. 교수들이 교육대전환의 진실을 은폐하고 권력의 그늘에 숨는 시대에 개혁이 설 자리는 없다.

교육대전환의 핵심은 언제든 현장에 있다. 현장의 교사들이 깨어나고 스스로 자신의 꿈을 키울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는 것은 국가의 과제다. 지금 대선국면에서 숱한 아이디어와 정신 나간 교수들이 만들고 있는 대선공약은 공약(空約)이 되어 미래의 먹구름으로 몰려오고 있다. 

김대유 칼럼니스트 dae5837@hanmail.net

<저작권자 © 세종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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