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유 교수의 중년의 온도
한국 느와르 영화에 나타난 가족주의
세종인뉴스 칼럼니스트 김대유 교수(교육학 박사)가 진행하는 세미나 |
[세종인뉴스 차수현 기자] 한국건강과성연구소(gsy.or.kr)는 11월 11일(수) 오후6시 광화문 연구소에서 제2차 인문학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번 주제는 ‘한국 느와르 영화에 나타난 가족의 양상’이다. 강사는 제1차 세미나 ‘프랑스영화에 나타난 에로티시즘’을 강연했던 김민수 박사(소르본느 대학 영화 전공)다.
김박사는 “1990년대 한국 느와르 영화의 특징은 최후의 죽음을 맞게 되는 남자 주인공들이고 그들은 모두 젊은 청년들이며 가족의 부재로 방황하는 이미지를 지녔다”고 설명한다.
그는 한국 느와르 영화에서 가족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왜 가족이 부재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당시 풍미했던 영화들을 통해 복잡다단했던 한국의 사회상을 엿보는 재미도 더할 것으로 예측된다.
김대유 연구소장(교육학박사, 경기대 교육대학원 교수)은 제2차 세미나의 의미에 대하여 “오늘날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고 운명처럼 그 가운데에서 떠나지 못하는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었다”고 피력했다.
연구소 측은 코로나19에 지친 영혼을 위로하며 갈수록 저출산 고령화가 심화되고 1인 가족이 증가하는 시대에 굳건히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면역력을 키우는 인문학 세미나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다. 연구소는 이러한 방향성을 겨눈 인문학 세미나를 앞으로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영화의 추억에는 언제나 닿을 수 없는 꿈의 이미지가 서린다. 손에 잡힐듯한 시대의 풍경과 금방 울컥할 것 같은 정서가 스크린에 차고 넘칠 때 우리는, 웃다가 또 찔끔 눈물이 나오는 경험을 누린다.
영화가 주는 마력이다. 아마도 한국영화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패션이 있다면 그건 교복이 아닐까. 태극기 휘날리며, 고지전, 올드보이, 말죽거리 잔혹사, 친구, 실미도, 두사부일체, 여고괴담, 은교, 마더…. 이른 바 백만관객을 동원한 영화들의 공통점은 ‘교복’이다. 전쟁이면 전쟁 멜로면 멜로 깡패영화면 깡패영화, 교복은 어디에나 안성맞춤이다.
주인공들이 걸친 교복은 영화의 동기(Motive)를 제공할뿐더러 세대를 초월한 공통의 감성을 드러낸다. 교복의 용도와 느낌은 다채롭다. 어둡고 캄캄한 학교의 복도에서 하얀 교복은 공동묘지형 처녀귀신을 표현하는 도구로 적합하다.
교실에서 선생님에게 따귀를 맞고 운동장에서 뒹굴 때 교복은 교련복처럼 자연스러우며, 교복은 빡빡머리에 가방을 둘러매고 질주하는 깡패 아이들의 단체복으로도 생동감을 불러일으킨다. 은밀한 동성애와 근친상간적 요소는 수녀복 같은 느낌을 주는 교복 속에서 수줍게 피어나며, 교련복에 교모를 쓰고 총을 든 학생의 모습은 전투하는 병사의 숙연한 비애와 오버랩된다.
교복은 아이들에게 입시공부와 통제의 기제로 작동하는 반면 어른들에게는 잔잔한 추억과 향수로 다가든다. 영화 속에서 교복은 영원한 가족의 추억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한다. 성장하는 세대의 가족 구성원으로 교복입은 아이만큼 자연스러운 것은 없다. 시대의 반영으로 교복을 추억할 수 있는 것은 마땅히 영화 덕분이다.
물론 지금 교복을 얘기하자는 것은 아니다. 영화 얘기를 하자는 것이다. 이번 제2차 세미나의 주제는 가족이다. 1990년대 한국 액션 영화는 주로 깡패에 관한 영화들이 많이 제작되기 시작했고 액션 영화의 제작 편수도 급격히 증가하게 된다.
김민수 박사가 이번 강연에서 영상을 보여주며 소개할 영화는 장현수, <게임의 법칙>(1994) / 이창동, <초록물고기>(1997) / 곽경택, <친구>(2001) / 유하, <비열한 거리>(2006) / 강석범, <해바라기>(2006) / 한재림, <우아한 세계>(2007) / 이정범, <아저씨>(2012) / 윤종빈, <범죄와의 전쟁>(2012) 등이다.
참가비는 1만원이며 약간의 다과와 음료가 제공된다. 코로나19 방역 관계로 참가자는 10명 이내로 제한되며 참가 희망자는 사전에 초청 절차는 밟아야 한다. 문의(한국건강과성연구소, 02-723-7274)
차수현 기자 chaphu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