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유 교수 칼럼]
세종시 대학설립 및 유치 과제 긴급 제안
김대유 교육학 박사(세종교육문화포럼 상임대표/전 경기대 교육대학원 교수) |
[세종인뉴스 칼럼니스트 김대유 교수/임우연 기자] 행정수도 세종특별자치시에 4년제 종합대학을 설립하자는 논의는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다. 현재 세종시 의회에 ‘대학캠퍼스 유치를 위한 특별위원회’(위원장 상병헌)가 설치되어 있고, 시의원들이 세종시 대학캠퍼스 유치 실행계획 연구용역 결과 및 향후 추진 계획 보고를 청취하였다.
세종시청은 기획조정실에서 청년정책담당관이 신설됨에 따라 대학 유치 업무를 총괄하게 되었고, 여기에서 행복청이 LH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공동캠퍼스 부지에 세종시의 미래상에 부합하는 대학이 설립·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방향을 설정했다.
세종시에 종합대학을 설립하거나 해외대학을 유치하자는 의견은 2017년 관련법 개정 이후 탄력을 받는 듯 했으나 2022년 현재 연구용역을 마친 상태에서 머물러 있다. 아마도 대선 이후 본격적인 논의가 이어질 듯하다. 그동안 행정도시 4-2생활권, 집현리의 대학부지 입주에 관심을 나타낸 국내외 대학은 KAIST와 고려대, 충북대 등 무려 30개, 해외대학은 체코 브르노국립예술대 등 9개에 이른다.
그러나 입주를 기약한 대학은 이탈리아 산타체칠리아 음악원과 아일랜드 트리니티대와 KAIST, 충남대 의대 등 4개에 불과하고 실제로 이들 대학이 모두 유치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세종시의회 대학유치특별위원회(위원장 상병헌)가 2021년 연구용역 결과 토론회 후 기념촬영 |
세종시에 종합대학을 유치하자는 시민운동은 그동안 함이오씨(현 프레시안 대전세종충청본부장)를 비롯한 시민들의 자발적 노력에 힙입은 바가 크다. 관련 시민단체의 주장은 제안자가 위원회를 구성하여 학교부지를 매입하고 병원, 과학관 등을 건립한 후 기부체납하는 방식과 학교 설립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지매입 및 기본 건축물을 무상으로 확보하여 기숙사와 학생회관 등을 기업의 BTL·BTO(학교 투자분으로 인정되는 이점) 방식으로 설립하고, 한편 서울 소재 우수 대학을 유치하기 위해 비례형 신규 대학·학과 배정을 제안했었다.
또한 국가적으로 필요한 미래학과(지방의대, AI, 인공지능, IT, 생명과학 등등)를 우선 배정하고, 이를 위해 세종시청, 세종시 의회, 정치권의 논의 과정을 거쳐서 행복청 종합대학 유치를 위한 용역을 발주하고, 세종시 의회 유치 추진단 구성 혹은 민간 유치단 구성 등을 통해 목적을 이루고자 하였다.
이러한 구상은 매우 구체적으로 전개되어 국립대학 통폐합 국립대 유치, 우수 기업 신규 대학 설립, 세종 시립대 신규 설립 등 대학적 노력과 중앙부처 공무원과 세종시민이 원하는 종합대 유형으로 종합병원과 세종시립병원 건립, 사립대의 경우 입주 대학의 부속 초중고 설립, SKY급 종합대학에 유치에 대한 열망을 담았다.
그 결과 2022년 현재 관련 연구용역이 이루어졌고, 세종시 의회에 그 내용이 보고되었다.
용역의 결과는 “타당성 측면에서는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서 세종시 대학유치와 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고, 교육 트렌드에 있어서 선진 교육기관의 사례와 교육부 전략 방향 등을 토대로 하여 세종시에 유치한 대학의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1학년은 자유전공 공통과목을 수강하고 4학년은 캡스톤(capstone)을 필수화하며, 학습 방식의 변화로는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쌍방향 비대면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 등이 제시되었다. 특별한 내용은 아니다.
이와 관련하여 대학유치의 구체적인 전략으로 제시된 내용은 ▶첫 번째는 미래국가성장을 주도하는 혁신형 국립대 신설이다. 행정수도 위상에 걸맞은 행정수도 대학을 건립하고 미네르바대학과 같은 온라인 교육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혁신형·미래형 교육과정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두 번째는 메가시티 전략에 맞는 충청권 국공립대 통합본부를 유치하는 것이다. 이 방안은 인근 대학의 자원을 활용하여 빠르게 실행할 수 있고 최대한의 효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이는 충청권에 있는 여러개의 국공립대학교를 통합하고 그 통합본부를 세종에 유치하며 통합된 대학별로 전략학과들을 분산 배치하고 세종시 같은 경우에는 세종시 특성에 맞는 공공행정이나 문화·예술·스마트시티 관련 학과들을 유치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LH나 네이버 등이 참여하는 세계 최고의 사립대학을 신설하는 것이다. 기업을 활용하여 산업과 혁신기술을 주도하는 현장감 있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네 번째는 공동캠퍼스를 확장하는 것이며 현재 세종시에서 운영을 준비 중인 공동캠퍼스를 좀 더 확대하여 세종시 미래산업이나 에듀테크, 메타버스 등과 관련된 다양한 단과대학 등을 유치하는 것이다.
이 4개의 방안을 비교해 볼 때 연구진이 제시한 가장 실효성 있는 방안은 세종시의 의지나 추진 가치, 실현 가능성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국공립대 통합본부를 유치하는 안이 선호되었다.
두 번째 선호도는 설립대학 차별화 방안이었다. 세종시에 유치하는 대학에서 운영하기에 적합한 학과의 경우 행정수도를 대표하는 정치나 행정, 국제관계 분야 그리고 문화·예술이나 마이스(MICE) 분야 또 미래 신산업인 데이터(DATA), 네트워크, AI, 스마트시티, 미래차, 바이오 헬스케어 등이 제시되었다.
특히 이 문제를 대선 국면으로 가져가서 공약화하여 국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과제로 꼽혔다. 또한 시는 행복청과 LH 등에서 현재 4생활권의 개별 대학부지를 대상으로 신개념 캠퍼스 타운 기본 구상의 용역을 진행하고 있어서 이 용역과도 연계할 수 있도록 행복청과 적극적으로 협의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방향성으로 제시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과 결과를 볼 때 대학설립 및 유치 건은 몇 가지 문제점을 노정하고 있다.
첫 번째는 2012년부터 시작된 논의가 10년이 되도록 표류하고 있어서 그 의지가 의심받고 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국내외 유수한 대학을 유치하기에는 행․재정 면에서 역부족이며 겨우 연구용역을 진행할 정도라는 것이고, 세 번째는 차선책으로 거론되는 서울의 유명 사립대 유치 역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대유 교수가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세종시교육발전 구상을 밝히고 있다.(사진=프레시안 기사 본문 캡처) |
결국 세종시의 염원이 담긴 대학설립 및 유치전략은 원점으로 돌아 간 셈이다. 이에 다음과 같은 대안을 제시한다.
▲첫째, 초심으로 돌아가 대학설립 및 유치를 위한 시민추진단을 부활시켜서 민관 추진력을 가동시켜야만 관심을 회복할 수 있고 국회의 입법이나 관련법 개정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둘째, 국가균형발전의 대선과제로 세종시 대학설립 및 유치의 과제를 각인시켜야 하며, 이를 위해 신속하게 세종시에서 활동하는 각 대선캠프 세력이 연대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여당의 지원을 생각할 때 비교적 이재명 대선캠프 인사들의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는 세종시 소재 언론과 정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 과제에 대한 사설과 칼럼, 전문가 의견이 주기적으로 지면에서 다루어져야 하며 언론인들의 전문적인 관심을 모아야 한다. 또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거듭 정치적 이슈화가 제기되고 공약화에 대한 작업도 정교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대학은 도시의 두뇌와 같다. 대학이 자리잡지 못한 행정수도는 공허한 시멘트 건물의 조합체일 뿐이다. 이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세종특별자치시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행정수도이기 때문이다.
임우연 기자 lms700325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