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사회적 요구와 법률, 국가교육과정에 따라 보건과목 맡아 ‘무한 희생과 헌신’
10년 전 국회가 자격 요건 인정, 자격 부여하고 지연된 양성, 배치, 연수 등 정비해야
[세종인뉴스 차수현 기자] 국회와 교육부에 보건교사의 <보건교과 교사(정교사) 자격 부여>를 촉구하는 토론회가 지난 3일(일), 오후 2시 서울 유스호스텔에서 열렸다.
(사)보건교육포럼과 전교조보건위원회가 공동개최한 이 토론회에는 주최측과 보건교육전문직협의회, 충남, 경기 교사노조 보건교육팀, 한국보건교육학회 등이 참석했고, 보건교사협회, 초등학교 보건교육여건 조성을 위한 대책위원회(초여대) 등이 후원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저출산 고령화, 딥페이크 성폭행 등 보건교육의 중요성은 높아지는데, 보건교육에 기본인 보건교사의 ‘보건교과 교사자격(정교사) 부여’가 불투명하게 지연되고 있다며, 관련 쟁점을 다루고 한목소리로 즉시 「보건」 정교사 도입을 촉구했다.
이날 토론회는 우옥영 경기대 교수의 발제와 손승현, 김진선 보건교사의 현장 상황 발표에 이어, 김순향 전교조보건교육위원장, 박옥남 보건교육전문직협의회장, 주애영 경기교사노조와 박미정 충남교사노조의 보건교육팀, 한국보건교육학회, (사)보건교육포럼 등 토론자들의 토론 및 종합 토론으로 이어졌다.
우옥영 교수는 “보건교육은 학생들이 건강, 성, 안전 등에 대해 배우며 삶의 질을 높이고, 생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학부모를 지원하는 교육복지, 의료복지”라며, “국가가 지난 15년간 사회적 요구와 법률, 국가교육과정에 따라 보건과목을 맡아온 보건교사에게 ‘무한 희생과 헌신’ 대신 「보건」 정교사 자격을 부여하여 보건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교과교사 자격’이 부여되어야 교사의 양성, 연수, 적정 교사 배치가 가능하고 교육 여건이 조성되는 구조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2010년, 국회가 <보건교사는 보건과목을 맡고 있어 교과교사의 기본 요건을 갖추었다>고 인정했고, 현재 초등학교의 약 80%, 중고등학교의 30~40%에서 보건교육을 실시하고 있어 <현실적인 요건도 갖추었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미 2022년, 교육부와 보건교사 5단체가 「보건」 표시과목(정교사)을 보건교사에게 부여하고, 이 중 희망자는 부전공으로 간호 정교사로 전환하는데 합의했다.”며, 교육의 질 보증을 위해 대학원 양성 병행도 고려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초중고 학생들이 배우는 보통교과 「보건」 과목과 특성화고 직업교육인 전문교과 「보건‧간호」 과목은 다르다.”면서, 「보건」 정교사가 도입되면 양측 교육이 다 가능하여 보건교육도 특성화고 교육도 다 정상화될 수 있지만, 「간호」 정교사 단독 도입은 양측을 약화, 분리시킬 뿐 아니라, 현재의 생활 보건교육을 형식적 교육으로 변질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손승현 교사(백운초등학교)는 아이들이 보건교육을 매우 좋아하지만, 수업 시수가 수시로 변동되고, 너무 많은 수업을 요구받을 때는 정말 힘들다면서, 적정 수업 시수 지정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김진선 교사(남양주다산고등학교)는 보건실 사례와 연계한 보건수업이 학생들의 흥미를 유도하여 효과가 극대화된다, 또, 보건수업이 대학입시와 보건의료 계열 진로에 도움이 된다며, 다만 타 지역처럼 보조인력 배치가 안되어 학생들이 보건과목을 신청해도 비전공 교사가 가르치는 경우가 생긴다며 적정 인력 배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순향 전교조보건교육위원장은 “보건교사의 법적 직무가 보건교육과 건강관리이고, 이미 지난 2010년~2013년, 교육부가 당시 모든 보건교사에게 보건교과교육론 연수를 실시했으므로 사실상 보건교사는 정교사의 요건을 다 갖추었다.”면서, “법률에 따라 「보건」 정교사가 되면, 수업시수도 적정 인력 배치도 가능한 일인데 교육부가 단체 간 합의에도 불구하고 「보건」 정교사를 추진하여 보건교육 정상화를 꾀하기보다는 「간호」 정교사만 추진하여 보건교사들을 분열시키고, 보건교육을 위기로 몰아넣으려 하는 것 아닌가, 편법 추진시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분노를 표했다.
▶박옥남 장학관(보건전문직협회 회장)은 “학교보건법(제9조, 제9조의 2, 제15조)은 모든 학교에서 모든 학생에게 체계적인 보건교육 실시와 이를 위한 교육부장관의 도서와 시수 규정 의무, 보건교육 담당 교사로 보건교사 지명 등, 보건 교과 설치와 보건 정교사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며, 교육부가 계획을 세워 보건교사에게 「보건」 표시과목을 부여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세종시, 인천, 강원도 교육청 등 보건교사 2인 배치, 보조인력 배치가 잘되어 보건수업 중에도 학교가 안전한 지역 사례를 소개하며, 이러한 정책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학생건강정책과에 보건전문직 배치를 주장했다.
▶우윤미 보건교육포럼 대표 역시, “「보건」 정교사 자격 변환은 법률에 따른 당연한 절차이며, 보건교육이 더 이상 다른 교과 교사의 수업 시수 조정에 이용되도록 할 일이 아니다, 일각에서 잡무에 내몰리고 적정한 인력이 배치되지 않아서 보건실 안전 문제를 지적하며 정교사 반대를 외치는데, 오히려 이는 법적 직무인 보건교육과 건강관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속히 「보건」 정교사 전환으로 수업시수만큼 인력이 배치되어야 해소될 수 있는 일이며, 필요하다면 차라리 행정인력 배치를 고려할 일이지 본업을 거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미정 충남교사노조 보건교육팀장은 2008년 고시 등을 들어 보건교육이 국가교육과정임을 환기하고, 현재 충남의 중학교 보건과목 실시율이 47.6%에 이른다면서, “교사 수급과 보조인력 배치로 지원해야 할 교육부가 정당하지 못한 정책 집행과 모르쇠로 일관하는 갈지자(之) 행정을 해선 안된다. 전국의 보건교사들은 이로 인해 절망하며 갈등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일갈했다.
▶주애영 경기교사노조 보건위원장은, 경기도는 보건수업 시에 보조인력이 없어 보건실에 공백이 생기고, 비전공 교사가 불법적으로 보건과목을 담당하는 문제가 초래되고 있다며, 이를 망망대해의 태풍 앞에 구명조끼도 없는 상태로 비유하며, 교육부가 조속히 「보건」 정교사 추진으로 든든한 배를 타고 항해하게 해 줄 것을 촉구했다.
▶김미경 교육학박사(한국보건교육학회 부회장)는 ”보건교사는 간호사 면허를 가지고, 교직을 이수하여 보건교사 자격을 갖춘 바, 중등학교에서 사범대 졸업 외 일반대학에서 일정 요건을 갖추어 교직을 이수한 정교사와 동일한 양성 과정을 가진 셈”이라며, 보건교과교육론 8학점 등 일부를 보완하여 정교사(보건)와 표시과목을 부여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우옥영 이사장은 “이번 토론회를 기점으로 교육부는 간호정교사 추진을 중단하고 2022년에 약속한대로 보건 표시과목을 도입하고 보건 정교사를 추진하여 보건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하고, 국회와 각 교육청 교육감께서도 이에 대해 힘을 합쳐달라고 당부했다.
[기사 보완 설명]
“보통교과의 표시 과목을 가진 경우 보통교과, 전문교과를 가르칠 수 있지만, 전문교과로 표시 과목을 부여한 경우, 보통 교과는 가르칠 수 없다.
가령 체육 교과는 체육1, 체육2, 운동과 건강, 스포츠 문화, 스포츠 과학, 스포츠 생활1, 스포츠 생활2 등 보통교과 뿐만 아니라 스포츠 개론, 체육과 진로탐구, 체육 지도법 등 체육 계열의 전문교과를 가르칠 수 있다.
즉 체육 정교사는 체육 교과 안에 포괄된 보통교과 및 전문교과의 체육 관련 과목을 가르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게 된다. 즉, 여러 과목을 포괄하는 대표성을 나타내는 교과를 지칭하여 표시과목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교육과정 운영에서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고, 교사 양성 및 교직 임용‧발령 등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며 보건교사에게 ‘보건정교사’를 부여하여 보통학교의 ‘보건수업과 특성화고의 간호수업’을 모두 할 수 있는데도 구태여 교육부는 보건정교사는 추진을 중단하고 간호정교사만 추진하려는 편향된 의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차수현 기자 chaphu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