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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유 교수의 중년의 온도]족저근막염에 대한 소고(小考)

기사승인 2020.02.04  16:4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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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지만 읽다보면 무릅을 치게 되는 재미있는 칼럼

〈김대유 교수의 중년의 온도〉

족저근막염에 대한 소고(小考)

경기대학교 초빙교수 김대유 박사

[세종인뉴스 칼럼니스트 김대유 교수] 발은 몸의 지도다. 인생은 발이 나아가고 멈출 때 함께 가고 멈춘다. 딱 한 뼘 밖에 안되는 발은 몸의 마지막 피곤을 받아내는 보루다.

목주름에 나타나는 나잇살보다 발바닥의 지친 주름은 세포의 노화를 훨씬 더 정직하게 드러낸다. 몸이 차면 발부터 차가워지고 발이 차면 몸이 차가워진다.

족저근막염을 방치하면 통증이 종아리를 타고 올라가서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 병은 종종 허리 디스크나 하지정맥류의 증세와 혼동되기도 한다.

통증을 못 느끼는 간이나 내장기관도 문제가 생기면 족혈이 아프다. 나이를 먹을수록 발 마사지나 발 지압이 중요한데 요즘 마사지 샵은 돈이 되는 아로마나 전신마사지를 선호하여 발마사지를 해주는데 인색하다. 평소에 천덕꾸러기 신세인 발은 샵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그래서 발은 발의 주인이 챙겨주지 않으면 낭패를 본다.

내 친구 명식이네 부인과 딸은 스페인 여행을 다녀온 뒤로 족저근막염에 시달렸다. 20대인 딸은 오른쪽 발바닥 중앙의 옴폭 들어간 부분에 통증이 생겼고, 부인은 발바닥의 중앙과 발꿈치 안쪽 부분에 증세가 심해져서 잘 걷지를 못한다.

“얘가 날라다니잖아요. 자유여행이라서 온종일 딸을 따라 걷고 뛰다가 하루해를 보냈어요.”

“엄마가 잘 못 따라와서 제가 짐을 더 많이 들고 걷다가 체중이 한쪽으로 몰려서 발병이 생긴 것 같아요.”

엄마와 딸은 서로를 원망하고 있지만, 다행히 여행은 즐거웠는지 더 이상 탓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족저근막염을 앓아 본 경험이 있는 나는 그네들이 가여워졌다. 어쩌면 불치병에 걸린 것이기 때문이다. 족저근막염은 한번 생기면 평생 완치가 어렵다.

한국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스페인 관광지(유럽 관광지 대부분이 석조 보도 등으로 만들어진 돌길이 많다)

피부와 근육 안쪽의 깊숙한 곳 인대에 붙은 섬유 다발에 한번 염증이 생기면 찢어지고 흩어져서 치료를 해도 자주 재발한다. 나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온몸이 신경통으로 아플 때 오른쪽 발바닥 뒷꿈치에 근막염이 발생했다. 1년을 넘게 동네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치료를 받았지만 통증 부위가 발바닥이라서 침을 놓기도 어려웠다.

자상한 여원장님이 침놓고 맛사지하면서 지극정성으로 치료해준 덕분에 통증은 가셨지만 날이 차고 몸이 피곤하면 가장 먼저 발바닥이 아파온다.

서울아산병원의 질병백과사전에 따르면 족저근막염의 치료법은 수술과 비수술의 보존치료가 있는데, 약 2~3개월 간 족저근막염 보조기로 밤사이에 족저근막을 스트레칭 된 상태로 유지시켜 놓으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통증이 아주 심한 급성기에는 족저근막의 테이핑 요법과 실리콘으로 제작된 발뒤꿈치 컵을 병용하면 효과가 있으며, 근막과 아킬레스건을 스트레칭하거나, 마사지, 족욕 등의 물리치료를 병행하면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나는 40대 후반에 족저근막염이 발생한 후로 지금까지 몇 가지를 치료방법으로 채택하고 있다.

첫째, 신발이다. 딱딱한 굽의 구두를 버리고 운동화를 신는다. 검정색 계열의 단순한 스타일을 신으면 어느 장소에나 어울릴 수 있어서 부담이 없다. 오목발이나 평발인 경우 족부 보조기를 추가로 처방받아서 착용하면 문제가 없다.

둘째, 족욕을 자주한다. 따뜻한 체온과 물은 염증을 완화시키는 특효 약이나 조금도 다름없다. 가능한 날마다 시간을 정해서 20분 정도 족용을 하면서 발을 주물러주면 발이 고마워 하고 기뻐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족저근막염의 통증이 사라진다.

셋째, 운동요법이다. 발을 혹사시키는 운동은 지양하고 대신 자전거 타기, 수영, 가벼운 산책 등 발을 편안하게 하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오래 서있는 동작은 통증을 악화시킨다. 장시간 주방에서 요리를 하거나 몇 시간씩 선 채로 무엇인가를 하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 생활 속에서 직업에 따라 발 사용 여부가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권장 사항을 지키기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노력하기를 바란다.

넷째, 우울증을 잡는다. 우울증과 족저근막염은 상관관계가 높다. 우울이 깊어지면 몸 안의 염증 수치가 높아지고 그 여파는 잇몸 통증과 신경통, 족저근막염으로 이어진다.

수면활동을 방해하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스스로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독서와 명상 등에 집중하는 생활습관이 필요하다. 우울하면 제일먼저 치통이 생기고 발바닥이 아프다는 신호를 보낸다.

다섯째, 동네 단골 한의원을 확보한다. 몸이 피곤하고 근육이 뭉치면 족저근막염도 재발한다. 마음 편하게 의지할 수 있는 단골 한의원을 정해놓고 불편할 때마다 침을 맡고 물리치료를 받으며 발바닥을 치료해주면 예방과 치료를 병행할 수 있게된다.

여섯째, 발바닥이 급성으로 많이 아프면 망설이지 말고 주사용법을 시술해야 한다. 일반 통증외과보다는 족저근막염을 전공으로 하는 외과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 경우 보통 초음파 사진을 찍고 의사가 정확히 근막염이 형성된 부분에 주사를 해야만 효과가 있다. 스테로이드 주사 요법은 흔히 치료가 잘 안되는 환자에게만 사용되는 방법이다. 초음파를 찍는 이유는 주사를 할 때 발 뒤꿈치 지방층의 위축이 발생되지 않도록 주사에 정확을 기하기 위해서다.

이 주사요법도 자주 반복하게 되면 근막이 파손될 수 있기 때문에 응급상황에만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발이 행복하면 마음이 따뜻하고 몸이 행복하다. 족저근막염은 풀타임을 사는 현대인에게 흔히 발생하는 성인병이 되었고 잘 낫지를 않는다.

그렇다고 절망하여 병원에만 의존하지 말고 열심히 자가치료를 하면 완치는 어렵더라도 90%이상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족저근막염은 평생 발을 만지고 족욕하고 아끼면서 살라는 신호다.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고 외면했던 자신의 발을 오늘, 가만히 들여다보고 꼼꼼이 만져보라. 발이 곧 얼굴이라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 김대유 dae5837@hanmail.net

<저작권자 © 세종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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