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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유 칼럼]박정희를 넘어서라

기사승인 2016.04.25  11: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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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를 뛰어넘는 교육대통령

[세종=세종인뉴스] 차수현/기자= 1998년부터 2007년까지 진보정권 10년(김대중·노무현)이 흘렀고, 보수정권(이명박·박근혜)이 집권한지 또 십년이 흘렀다. 양쪽이 번갈아 집권한 지난 20년간 교육정책의 근본적인 체계는 변한 것이 별로 없다.

   
▲ 김대유 교수

아니, 오히려 초중고 교육의 양극화는 심화되었고 대학교육의 획일화·보수화는 고착되었다. 그 동안 교육은 박정희 정권의 혁명성을 뛰어넘지 못했고, 김영삼 정권의 개혁성을 흉내조차 내지 못했다. 교육은 방치되었다.

박정희 대통령은 오피니언 계층이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중학교 무시험입학제와 고등학교 무시험 추천제를 실시하여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입시교육 열풍을 잠재웠다. 그가 저지른 독재와 유신교육이 민주화에 역행하는 처사임을 전제로 하더라도 박정희의 중학교 무시험입학제는 국민 모두에게 파급되는 장대한 제도개혁이었다.

이에 비추어 지금까지 실시된 한국의 어느 교육개혁도 이를 능가하는 스케일과 정체성은 찾기 힘들다. 김영삼 대통령이 수립한 GNP 5%대의 교육예산과 5.31 교육개혁의 역사는 아직까지 신화다. 평생 교육을 파먹고 사는 사람의 시각으로 볼 때 교육을 통한 국정운영의 최고 실력자는 박정희이고 두 번째는 김영삼이다. 나머지 대통령들은 교육개혁의 문제를 거론하기조차 초라할 뿐이다.

한국의 대통령들은 박정희와 김영삼의 교육개혁을 계승하여 발전시키지 못했고, 아예 개혁의 마인드조차 없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박정희가 실시한 중등의 무시험 입학제는 지금의 국가단위제 교육과정이 아닌 학점제에 바탕을 두어야 할 성격의 정책이었다.

물론 입시의 형태는 입학사정관제에 기초한 대학의 자율에 방점이 찍히고, 이는 선진국형 중등교육의 진입이라는 국가적 과제로 모아진다.

무시험입학제에서 미완된 학점제를 이후의 대통령들은 주목하지 못했다. 교육과정의 통제자인 교육전문직과 교장의 자격체계는 일제(日帝)의 잔재를 강고하게 유지했고, 그 결과 그들은 국영수를 비롯한 10개 국민공통기본교과의 절대불변 체제를 선호했으며, 일반직들은 준(準전)전시체제의 군사단위인 학급(班)를 기준으로 하여 교원수급, 교육과정을 실행하는 편리한 재미에 푹 빠져서 안주했다.

그 부산물로 정부인지 교육단체인지 불분명한 교총이 생성되었고, 교총에서 뛰어나온 전교조가 생겨났지만 분단의 현실에서 교원단체는 이데올로기 싸움의 희생물로 전락하였다.

교총도 전교조도 교육개혁의 주역이 되기에는 역부족인 셈이었다. 그러므로 대통령과 정권은 바뀌어도 교육체제는 바뀌지 않았다.

4월, 총선이 끝났다. 야당의 승리로 끝났지만 국회의원들이 교육개혁을 주도할 능력은 부재하다. 내년 12월 대선이 남았다.

의회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이 혼자 교육개혁을 해낼 수는 없지만, 대한민국은 대통령 중심제 국가다. 내년 겨울에 새로 뽑히는 대통령이 해내야 할 교육개혁의 과제는 만만치 않다. 다만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이제는 박정희 대통령의 교육정책을 뛰어넘어, 교육 후진국인 대한민국을 교육선진국으로 진입시킬 수 있는 교육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할 수 있는 ‘교육 대통령 영웅’을 고대한다. 대통령은 임기 5년동안 교육을 위해 무엇을 해야할까?

교육부 장관은 군인이어도 좋다

   
▲ 대한민국 교육행정의 주무부처인 교육부(세종정부종합청사=세종인뉴스)

한국의 초중고 학생은 재학기간 동안 국영수를 얼마나 배울까? 상상을 초월한다. 대략 초1부터 고3까지 주당 평균 5시간의 수업을 한다.

영어(3시간)와 수학(4시간)은 국어보다 적지만 수준별 수업이나 심화 보충이 있으니까 국어의 시수 분량을 넘어서면 넘어섰지 별 차이는 없다. 여기에서 방과후 수업이나 사교육을 포함하면 계산이 불가능해지니까 이건 거론하지 말자.

학생들이 감당해야 할 국영수 과목의 분량은 1개의 과목만을 셈해보아도 어마어마하다. 학점으로 환산하면 한 학기에 5학점이니까 12개 학년 24학기 동안 모두 120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1개의 과목이 120학점이니까 국영수를 합치면 360학점이다. 보통 대학들의 졸업학점이 120학점 정도이니, 한 과목에 대학 한 개씩 3개를 졸업하고도 남는 학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능시험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학을 포기하고, 영어는 120학점을 이수하고도 벙어리 신세다. 국어를 120학점이나 배웠으면서도 자기소개서 한 장 쓰기 힘들어 인터넷에서 베낀다.

수업 시간표를 국가에서 모두 짜주고 교사들은 지도서대로 가르치기만 하는 구조 속에서 학생과 교사는 ‘국가의 은혜’에 감사하고 만족하기보다는, 날이 갈수록 원성은 가득하고 학교폭력은 증가하며 자살률은 연간 202명으로 OECD국가 1위를 달린다. 오바마가 부러워하고 급식까지 공짜로 주는 한국교육이 왜 아이들 자살로 몰았을까?.

불쌍한 것은 학생과 학부모만이 아니다. 교수와 교사는 아주 바보가 되었다. 대학의 교수는 학생 선발권도 없고 평가권도 제대로 없다.

학생선발은 정부가 수능과 내신을 통해 대학서열에 따라 정해주는 대로 뽑기만 하면 된다. 참 편하다. 대학생의 평가는 학교평가 기준을 준수하여 거의 의무적으로 상대평가를 적용하다보니 교수는 점수를 입력하는 로봇일뿐이다.

거기에 미국 유학파 선배교수들로부터 시작된 백화점식 커리큐럼은 요지부동 수십년간 변화가 없다. 학교폭력과 컴퓨터 게임, 국영수 편중의 교육과정으로 초중고가 몸살을 앓아도 이를 반영할 수 있는 대학의 교육과정을 찾아볼 수 없다.

수십년간 편하게 가르치는 익숙한 관행을 바꾸기 싫기 때문이다. 교수들이 골프에 미치고 주식투자에 정신을 빠트리는 이유가 달리 있는 것이 아니다. 대학교육을 온전히 할 수 없는 교수는 이미 교수가 아니다. 졸업장만 아니라면 학생들은 대학에 오지도 않을 것이다.

교사는 또 어떤가. 세계에서 유일한 교장 ․ 교감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승진점수에 목을 매고 평균 20년동안 학생교육보다는 공문서 쓰는데 몰두하며 천로역정같은 승진의 길을 걷는다.

30대 후반부터 부장이다 교감이다 하면서 아예 학급담임을 맡지 않고 행정업무에 미쳐서 위만 바라보다가 교장이 되면 비로소 한숨 놓고 교사와 학생들 위에 웃으며 군림하는가 싶은데 곧 정년퇴직이다. 무슨 교사의 인생이 그런가? 영혼을 잃게 만드는 승진구조다.

하루 종일 교실에 묶여서 옴짝 달싹 못하는 교사들에게 학교 밖 지적활동이나 정치활동은 먼 나라 얘기다. 지방의회는 보습학원장들과 사립 유치원장들로 가득하다. 국회는 사교육의 주역인 그들의 목소리를 교육에 반영한다. 학교는 그들 것이다.

초중고 교육을 살리고 중등교육을 대학입시와 분리하기 위해서는 선진국형 학점제를 도입해야 한다. 학생이 자기 시간표를 짜고 교사는 교과전문가로 교과교실을 지키며, 개인주의를 존중하는 체제에서 학교폭력의 예방도 수월해진다.

이를 위해 교육부를 단일한 교육부로 독립시키되 대학문제는 고등교육위원회를 만들어 떼어놓고, 교육부에게는 초중고 교육의 기획 ․ 조정 ․ 감사 권한만을 부여하고 교육정책의 상당부분은 지방의회 교육위원회와 단위학교에게 이관해야 한다.

교원의 정치활동 허용을 통해 교사가 지방의회나 국회에 진출하면 휴직을 허용하여 의회 인력풀의 질을 높이고 학교현장의 의견을 주체적으로 국정에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 이 모든 개혁은 대통령만이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새로운 대통령이 할 일은 명징하다.

박정희 이상으로 독한 마음을 먹고 교육판을 싹 뒤집어엎어야 한다. 어차피 임기도 5년 단임이다. 이러한 개혁을 이끌 의지가 있다면 교육부장관은 꼭 교육계 인물이 아니어도 좋다. 그럴 수 있다면 장군이나 외국인이면 어떻겠는가? 아니, 이제 그럴 때가 온 것 같기도 하다.

차수현 기자 chaphung@naver.com

<저작권자 © 세종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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