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교육포럼, 윤석열 대통령의 공무원 학교 간호사 배치는 “획기적”
“학생 건강 정책에 대한 관심에 환영, 이행 방안은 인프라 확보를 전제로 현장・유관 단체와 통합적 협의 TFT 필요”
특수학교에서 보건교사가 중도중복장애 학생을 돌보는 장면(사진제공=보건교육포럼) |
[세종인뉴스 차수현 기자] 지난 2월 22일, 윤석렬 대통령이 중도중복장애 학생들의 등교 지원을 위해 학교 내 ‘공무원 간호사 배치’를 지시한 데 대해 보건교육포럼(이사장 우옥영) 등은 “획기적”이라고 논평하며 관련 의견을 발표했다.
먼저 보건교육포럼 우옥영 이사장은 “학생 건강 정책에 대한 대통령의 관심과 단호한 의지 표명에 환영한다.”면서, “다만, 인프라 없는 기치, 오랜 분리행정의 관행을 고려할 때 이행 방안은 인프라를 확보를 전제로 현장과 유관 분야 단체 및 기관들의 밀접한 협의가 가능하도록 통합적인 TFT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옥영 이사장에 따르면, “그동안 중도중복장애 학생들의 등교 지원 방안에 대해 당사자 및 학부모들의 절박한 요구를 토대로 보건교사, 특수교사, 국회 등 관계자들의 논의와 법률 검토가 있어 왔다.”면서 “그러나 “실질적인 인프라가 없이 업무의 당위성만 강조하는 식이 되면서 현장의 거부감이 강해지고 신뢰가 없어 정책 추진이 어려워진 상태”이며, 그 이유로 “교육부 및 보건복지부, 교육부의 건강정책과와 특수교육과 등 유관 부서가 오랫동안 각기 따로 분리되고 거버넌스도 취약한 구조”의 문제를 들었다.
예를 들면 보건복지부에는 학교 건강정책을 담당하는 부서도 없고, 교육부 내 유관 부서인 건강정책과와 특수교육과는 현장을 중심으로 상호 긴밀한 논의가 어려울 뿐 아니라 정책결정과정에서 인프라 확보가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인터넷과 보건교사들이 소통하는 카톡방 등을 검색해보면 실제로 지난 2022년, 조승래 국회의원이 보조인력이나 보건교사에게 중도중복장애 학생의 석션 등의 업무를 맡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을 때, 현장에서 강력한 반발이 제기된 것을 볼 수 있다.
우 이사장에 따르면, 학교보건법 등에 이미 보조인력 등 관련 조항이 있지만, 이러한 보조인력 관련 조항의 만들어진지 벌써 5년이 넘도록 교육부(청)에 배치 규정이나 인력풀, 배치 사례가 거의 없어 신뢰가 없다는 것이다. (학교보건법 제15조의 2, ‘학교의 장은 질병이나 장애로 인해 특별히 관리·보호가 필요한 학생을 위해 보조인력(간호사)을 둘 수 있다. 이 경우 보조인력(간호사)의 역할, 요건 등에 관하여는 교육부령으로 정한다’, 동법 시행규칙 제11조, 보조인력(간호사)의 역할)
그러므로 별도의 학교 간호사를 두기보다는 법률에 따른 보조인력을 제대로 두도록 하는 한편, 중도중복장애 학생에 대해서는 병원과의 협력 방안을 찾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수학교에 근무하는 한혜영 보건교사 등은 “학교는 병원이 아닌 교육기관인데, 인프라가 취약한 상태로 석션 등을 할 경우 유사시 응급상황을 생각할 때 불안할 수밖에 없다.” 면서, “지금도 병원과 연계하여 하루 8시간씩 월 400만원 정도면 학교에 간호사가 방문하여 석션과 인공 영양 등을 하고 있는데, 병원이 없는 지역이 있어 보건교사가 별도의 인력도 없이 허덕이며 담당하는 곳들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즉, 적정한 보건교사 및 보조 인력을 배치하고, 병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의료 공백이 있는 지역에 공공 병원을 만들어 연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보건교사협회 김지학 대표는 “학교에는 중도중복장애 학생들만이 아니라, 선천성 심질환, 각종 난치성 희귀 질환 등 특별한 건강문제를 가진 요양호 학생들도 다수가 존재한다.
이들 역시 건강문제로 인해 학습과 성장에 차별을 받는 일이 적지 않은데 그동안 방치되어 온 측면이 있다. 이에 대한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형평성 시비가 없을 것”이라며, 특수학생만이 아닌 요양호학생들의 의료적 관리와 관련교육도 주문했다. 특히 어떤 인력을 상시배치하려면, 다른 인력과 업무의 하중도 고려해야 하고, 무엇보다 중도 중복장애학생이 졸업·전학 시에는 해당 인력의 필요가 사라질 수 있으므로 요양호 학생 관리와 연계하고 병원과 협력방안을 통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김순향 전교조 보건위원장은 “학교간호사 배치는 사실상 보건교사와 학교간호사의 이원화의 시초가 될 것”이라며 이는 현장과의 충분한 소통 속에 논의되어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강류교 보건교사회장은 “학교 현장에 혼란만 초래할 뿐이므로 정부에서 간호사 면허를 가진 학교의 유일한 의료인인 보건교사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업무 환경을 개선하고 지원하는 것이 우선돼야 하며, 현장 보건교사들의 목소리를 먼저 들어주기를 바란다”라고 주장했다.
교육부 특수교육과 관계자는 “아직 충분한 의견 수렴이 이루어지지 못했고 방안도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 현장과 유관단체, 정부 부서와 공공기관, 병원 등 다양한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이행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수현 기자 chaphu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