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한국보건교육학회 하계 학술대회
학생 건강관리 종합적인 돌봄 시스템으로 개혁해야
[세종인뉴스 임우연 기자] 지난 24일(토), 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2023 하계 한국보건교육학회’(학회장 우옥영)는 본 학회와 (사)보건교육포럼이 공동주최하고 교수와 교사, 교육전문직, 교원 노조, 지역 보건교사회 등 보건교사단체 대표 약 40여 명이 참여하여 뜨겁게 논찬을 나눈 자리였다.
이날 학회는 김정운 한국보건교육학회 사무차장의 사회로 《2023년 보건교사의 현실 진단과 미래 탐색》이라는 주제로 시작하여 학교 현장의 ‘학생 건강관리 시스템’을 긴급히 진단하고 문제점을 도출하는 등 개선책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
주제발표에 나선 우옥영 경기대 보건교육전공 교수는 ‘학교보건의 시대적 변화와 구성원의 역할 변화’에 대하여 최근 이슈를 중심으로 살펴보면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성교육이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르고 마약, 도박 중독 예방 교육이 강조되는 등 보건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보건과목 강화와 보건교육부 등 전 교과 및 사회적 협력체계, 보건교사의 대학원 양성 및 재교육 재정비 등이 중요하다”라고 역설했다.
또한, 우교수는 “(사)보건교육포럼이 학생 건강검진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이관할 것을 처음 조직적으로 제안하고 추진해왔으며, 그 결과 김춘진 의원의 법안 발의, 교육부 설문조사 등이 이루어졌고, 이를 토대로 신현영 의원 법안이 발의되어 국민건강보험 검사 위탁을 검토하게 되었다”라고 추진과정을 밝히는 한편, 최근 중복 장애가 있는 학생들에 대한 학교 간호사 배치 논란 등 학교보건의 이슈와 변화 동향을 자세히 설명하여 청중의 이해를 도왔다.
이와 같은 내용의 주제발표는 맞벌이 부부 및 한부모 가정, 조손 가정 등의 증가로 학교 보건교육 건강관리 강화, 학생 학부모의 교육과정 및 의사결정에 대한 참여, 학생 인권과 복지 강화, 학교 안전 및 환경 관리 강화, 지역사회 참여 및 연계 협력 강화 등에 대한 요구를 나타내는 것으로서 향후 학교보건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른 학교 구성원의 역할 변화를 예고하고 있고, 그에 따라 향후 정부의 정책 변화 추이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보건교육의 변천사를 발표한 김혜진 교사(서울 양목초)는 “2007년 학교보건법 개정 이전의 보건교육은 각종 지침에 따라 주먹구구식으로 실시되었으나 ‘모든 학교 모든 학생에게 보건교육을 실시’하는 것을 골자로 한 관련법 개정 이후에는 비교적 체계적인 보건교육을 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하였다. 그러나 김교사는 여전히 초등보건교육과정이 고시되지 않고 있고, 중등은 여전히 선택교과로서 건강 형평성의 문제 발생, 보건교사는 수업과 건강관리 병행에 어려움이 있어 안정적인 보건수업과 학생 건강관리를 위한 보건표시과목 개설 및 보건 정교사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박상애 교사(인천 부평북초)와 김진선 교사(경기 남양주다산고)는 ‘보건실에 오는 아이들 어떻게 판단하고 대처해야 하나’라는 주제로 발제를 하면서 “2023년 보건교육포럼에서 실시한 보건교사 설문조사와 논문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보건실을 방문하는 학생들은 약 절반 정도가 아파서가 아닌 교실 내 갈등상황, 수업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건실을 방문한다”면서 보건 수업 강화 및 학생 생활과 연계된 행복한 교육과정, 보건교육센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학생의 자기 건강관리 역량, 건강기술 증대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보건교사 및 보건교사 지원 인력 확대, 교육공동체의 협력 방안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하였다.
우윤미 교사(인천 계산초)는 지난 20여 년간 보건교사 배치를 둘러싼 국회 토론회, 언론 기사 및 법안 추진과정 등을 소개하면서 “보건교육포럼 등의 노력으로 36학급 이상 보건교사 2인 배치가 이루어졌고, 여러 가지 보건수업의 지원이 모색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주요 입시 교과 교사의 우선 배치에 밀려 실제 2인 배치가 이루어지지 못한 경우가 많고, 코로나 19와 같은 팬데믹 상황 대비, 보건수업이나 보건교사 부재 시 건강관리를 위한 보건교사 확대 배치가 과제”라고 역설했다.
종합토론을 진행한 김대유 서영대 교수(좌장)는 토론자로 나선 신미수(서울 가원초), 박미정(충남 권곡초)과 함께 학교보건 정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참가자의 제언을 총화하였다. 우리 사회의 의료체계는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AI 인공지능 시대로 접어들고 있고, 학교보건법 제9조 2에 따른 제15조에 의해 ‘보건교사의 직무는 보건교육과 학생건강관리’로 변화되어 초등의 보건교사는 보건수업을 의무수업으로 진행하고 중등 역시 선택과목으로 의무수업을 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 당국과 학교 현장은 개정된 법률에 따른 시행령 개정을 미룬 채 보건 교사에게 학교환경관리 등 시설업무를 강요하며 보건교육을 저해하는 구태의연한 사태를 지속하여 학생들이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조속히 보건 교과 도입, 정교사 및 표시과목, 양성과정 정비와 보건교육부 도입 등을 주문했다.
한편, 토론 과정에서 우옥영 교수 등이 지적한 교사 양성과정의 문제도 관심을 끌었다. 일반 교사와 사서, 상담, 영양 교사 등 다른 모든 교사는 교육대학원을 통해 석사학위와 교사 자격증을 주며 양성하는데, 유독 보건 교사에게만 대학원 양성과정을 허용하지 않고 있고, 대학원을 이수해도 다른 교사들은 1급 연수로 대체해 주면서, 유독 보건, 영양 교사만 이를 허용하지 않는 차별적인 정책으로 보건교사의 보다 전문적인 양성 및 재교육의 기회가 박탈되고 있다는 것이다. 참석자들, 특히 각 단체의 대표들은 이 문제에 관해 토론하면서, 앞으로 교육전문대학원 등 대학원 양성 및 재교육의 공론화와 대안 마련을 위해 함께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임을 밝혔다.
임우연 기자 lms700325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