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가 무슨 이유로 어떻게 결정했는지 아무도 잘 모른다
〈김대유 교수 칼럼〉 정부주도 주택정책의 문제점 ②
서울은 거대한 요양원
[세종인뉴스 칼럼니스트 김대유 교수] 서울집값의 하락은 신기루인가? 절대로 그렇지 않다. 거대한 재앙은 언제나 예측하지 못하는 방향에서 불어닥친다. 폼페이 화산폭발로 고대의 화려한 도시는 하루아침에 잿더미가 되었고 부귀와 재화가 넘치던 트로이는 그리스 연합군의 침략으로 일순간 무너졌다. 서울집값도 이와 마찬가지다.
서울은 2가구 이상 다주택자와 60대 이상의 자가 비중이 해마다 늘고 있다. 주택 소유자 가운데 2가구 이상 비율은 2015년 13.2%, 2016년 13.7%, 2017년 14.0%로 매해 증가세다. 주택 소유자 연령대는 50대가 25.0%, 60대가 19.8% 70대가 11.7% 순이다.
세종특별자치시 보람동 아파트 단지 전경(위 사진은 본 원문과는 관련이 없습니다/사진 세종인뉴스) |
약30%가 6,70대에 몰려있다. 50대까지 포함하면 고령자들의 주택소유는 55%에 이른다. 이들 고령자가 사망하거나 요양원에 입소할 시기는 향후 5~10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고액의 연금을 지급해야 할 은행과 보증을 선 정부의 재정은 현재의 집값이 이대로 유지할 경우를 상정한 것이기 때문에 집값의 안정세가 정책의 최우선 과제가 되었다.
일본과 벌어지는 무역전쟁이나 금리인하 등 비중이 큰 경제정책은 사울집값 안정세 유지에 비하면 사소한 문제인 것이다. 주택연금 상한선을 공시지가 9억원으로 끌어올린 순간 국가의 존망이 서울집값 유지에 걸린 것이다.
국민투표를 해서 결정해도 모자랄 중대한 정책을 별다른 국민여론의 수렴없이 슬그머니 결정했다. 누가 무슨 이유로 어떻게 결정했는지 아무도 잘 모른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일까? 답은 간단하다. 노령화가 문제다. 60대 중반으로 접어들면 의료비가 천문학적으로 증가한다. 병원 출입이 증가하고 요양원도 가야한다.
다주택 소유자라면 주택연금에 가입하여 연금을 받으면 되지만 1주택 소유자는 유산을 손꼽아 기다리는 자식들의 눈치 때문에 하나밖에 없는 집을 은행에 맡기기도 어렵다. 세 집 가운데 한집은 가정불화가 일어난다.
연금을 못 받으니 병원치료나 요양원 이용도 여의치 않다. 방법은 하나다. 집을 팔아 자식에게 배분하고 남은 돈으로 위성도시나 시골로 가야한다.
50% 가까운 수치의 가구가 순식간에 혼란에 휩싸인다. 서울이 생겨나고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재앙이 순식간에 몰아닥칠 것이다. 이건 예측이 아니라 누구나 계산할 수 있는 인재(人災)다.
문재인 정부 이후 차기정부는 이러한 재앙을 막기 위해 노인들이 1인가구로 거주할 제3의 요양원 신도시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하겠지만 이 또한 만시지탄(晩時之歎)이다.
서울 집값이 하락하면서 정부와 은행의 여건도 급속히 나빠지고 한국경제에 거대한 먹구름이 몰려온다. 주가는 떨어지고 노인들의 요양원 이동은 6.25 전쟁의 피난길처럼 요동칠 것이 불보듯 뻔하다.
대안은 별로 없다. 지금이라도 주택연금 공시지가 9억원 책정의 정책 담당자를 문책하고 다시금 시가(공시지가 아닌) 6억원 이하로 주택연금제도를 안정화시키는 것이다.
정부가 나서서 다가 올 초유의 국가적 재앙을 설명하고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죽었다 깨어나도 절대로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다.
책임지는 청와대 참모나 나서는 장관이 없기 때문이다. 6억원 이상의 서울집값 폭락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믿거나 말거나...
세종인뉴스 칼럼니스트 김대유 dae583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