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수연(水然)의 새로운 칼럼
[수연칼럼] 2017년 새로운 칼럼 연재
철든 지혜로운 어린아이가 되어
▲ 칼럼니스트 수연(水然) |
[세종=한국인터넷기자클럽] 세종인뉴스 칼럼니스트 수연= 세종인뉴스는 김대유 경기대학교 초빙교수(교육학 박사), 김지학 선생에 이어 새로운 칼럼니스트 유석태 ‘나눔과 치유(아름다운 사람들)’ 대표의 새로운 칼럼을 연재하기로 했다.
유석태 대표의 필명은 수연(水然)으로, 성균관대 영문과 졸업, 나눔과 치유 <아름다운 사람들> 대표, 가평 생태예술 공동체 촌장, 양평 건강행복학교 대표, 영성 시집 <살아있음의 기쁨과 슬픔>, 역서 <러셀의 도그마티즘>, 에세이 <산방일기, 도시인 숲으로 가다>의 저자로 상당수 책을 저술한 저명한 칼럼니스트이다.
2017년 세종인뉴스의 첫 칼럼을 기고해 주신 수연(水然)님의 글에 독자 여러분의 공감대가 형성되기를 바라면서 첫회 칼럼기고문을 소개한다.
철든 지혜로운 어린아이가 되어
금년 새해는 나에게 좀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오랜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시골 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도시와 시골을 넘나드는 생활은 상당한 위로와 치유는 되었지만, 도시적 삶의 틀을 근본적으로 벗어날 수는 없었다.
이제 대부분의 시간을 양평 용문에서 보내게 되었으니 삶의 축이 도시에서 시골로 자연스레 옮겨간 셈이 되었다. 새로이 변화된 환경에서 나의 삶을 어떻게 재구성하고 꾸려나갈 것인가가 내 앞에 놓인 과제이다.
첫 번째 과제는 지금까지 살면서 어쩔 수 없이 켜켜이 엉겨 붙은 묵은 때를 말끔히 벗겨내는 것이다. 편리한 각종 이기(利器)에 물든 문명적 삶과 돈이 근본이 되는 자본주의 삶이 나에게 들씌운 전도(顚倒)된 가치관을 바로잡아야 한다.
사람이나 사물을 이해(利害) 득실(得失) 손익(損益) 등 이분법적인 수단적 가치로 바라보는 흐려진 내 마음거울을 말갛게 청소해야 한다. 사랑 자비 평화 자유 아름다움과 같은 통합적인 영성적 가치들이 그 자리를 굳건히 대신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시간이 날 때마다 자연 속에서 성찰과 명상의 시간을 가지리라. 고요히 내면을 응시하여 면밀히 알아차리리라. 그리고 쓸고 닦고 북북 문지르고 씻어 내리라. 나의 의식 무의식에 깊이 침전된 온갖 상처 아픔 후회 미련 헛된 욕망을 탈탈 남김없이 털어 내리라.
늘 흙을 만지고 자연을 관찰하고 생명의 비의(秘意)를 발견하는 시간을 가급적 많이 가지리라. 그동안 이런저런 사정과 핑계로 산방을 제대로 가꾸지 못했는데, 산방을 대대적으로 재구성해 봐야겠다. 산방 주변에 둘레길을 내고, 더 큰 텃밭을 일구어보리라. 그리고 돌 나무 꽃 새 곤충 연못 등 산방 가족들에게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기우리리라.
▲ 사진은 세종시 으뜸초등학교 예술제에서 재능을 선보이는 아이들(세종인뉴스 자료사진) |
홀로 살기에 늘 나태와 게으름을 경계하리라. 간소하지만 질서 있는 생활을 하리라. 머리 보다는 가슴과 몸을 많이 쓰며 살아보리라. 악기를 연주하고 오감을 정화하여 자연의 소리에 더 민감해 지리라.
언젠가 영원히 돌아가야 할 자연이지만, 미리 문명의 때를 훌훌 벗고 잃어버린 자연의 리듬을 되찾아 나 또한 그냥 자연 중의 하나가 되어 살아보리라. 언젠가 순수하지만 철없는 무지한 어린아이로 태어나서, 세상에 나가 지혜와 경험을 얻었으니, 이제 철든 지혜로운 어린아이가 되어 남은 시간을 보내보리라.(수연)
수연(水然) root895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