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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세종시 염산공격 피해 학생 그 이후

기사승인 2016.11.23  19: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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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해학생 스스로 아픔을 치유하려는 노력과 교육청의 지원이 함께 했다

[기자수첩]세종시 염산공격 피해 학생 그 이후

세종교육청 함께 노력하며 치유하고 있다

[세종=한국인터넷기자클럽] 세종인뉴스 김부유 기자= 지난 9월 22일 본지 [단독] '세종시 모 중학교 여학생 염산공격 당해' 제호와 관련해 당시 염산공격 피해 학생은 물론 가족 모두가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기자는 지난 2개월간 이 사건 보도 이후 피해자 가족의 눈물어린 호소를 듣고 피해 학생에 대한 다방면의 지원책을 함께 모색해 보기로 했다.

   
▲ 교육청 박애란 교육정책국장에게 그간의 고통과 아픔을 호소하는 학부모와 대화를 나누는 정광태 소통담당관(사진왼쪽 학부모, 오른쪽 정광태, 박애란 국장=세종인뉴스)

세종시교육청은 지난해 말(12.28) 최교진 교육감 주재로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학교안전관리위원회 정례회'를 열고 가정학대, 학교폭력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심리적 위기를 겪고 있는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한 통합시스템, ‘2016년도 안전관리 세부집행계획’을 심의·의결했다.

그러나, 교육청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교안의 사정은 그리 나아지지 않았다. 학교폭력의 특성상 그 실상이 외부로 노출되지 않는 구조와 실제 사건들이 발생할 때 학교의 명예를 지키려 대다수 학교 내 문제들은 은폐되기 다반사였다.

지난 8월에 발생한 ‘염산공격 피해학생’ 사례도 최초 사건발생 후 학교 측은 아이들의 장난정도로 인식했던 측면이 강했다.

하지만, 피해 학생이 받은 정신적 피해는 어른들이 상상하는 그 이상의 상처를 입었다. 피해 학생은 사건 발생 후 대인기피증과 학교가 무섭다며 등교하지 않고, 세종시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세종 아람센터'에서 실시하는 심리상담 프로그램 수업으로 대체했다.

피해학생 부모는 말이 없어진 딸을 보면서 눈물로 밤을 지세우는 일이 다반사였고, 가정이 흔들리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이후, 학부모와 세종시 교육청 및 피해 학생이 다니던 중학교에서는 여러 가지 대응방안을 모색하며 아이가 원하는 세종시 교육청 인근 학교로 전학을 시키는 대안을 마련했지만, 중3 졸업반인 피해 학생은 "수개월간의 아픔을 스스로 극복해 보겠다"며 "다시 본래 학교에 복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문제는 학교혁신과의 전학 결정이 난 후, 피해 학생이 교육청이 지정한 학교를 거부하고 다니던 학교로 다시 나가겠다는 용기를 냈음에도 교육시스템 규정상 일단 내린 결정을 번복하기 어려워지면서 학부모는 22일 오후 기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 피해 학생 학부모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 나누며 치유의 손길을 맞잡은 박 국장과 학부모(사진=세종인뉴스)

기자는 그간의 사건 전말에 대한 취재를 하면서 피해 학부모와 학생의 입장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어, 세종시 교육청 소통담당관(정광태 서기관)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해결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정광태 소통담당관은 즉시, 박애란 교육정책국장에게 사안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설명을 청취한 박 국장은 23일 오전 이승복 부교육감 주재의 간부회의에서 학교폭력 피해 학생에 대한 구제방안을 의제로 올렸다.

이 부교육감은 학교배정을 담당하는 학교혁신과 담당 직원 등의 보고를 청취한 후 "학교 규정보다 학생 개인의 인격을 존중하고 피해 학생에 대한 안정이 더 시급하다"며 "본래 다니던 학교장과 협의해 다시 다닐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간부회의 후 박 교육정책국장은, 즉시 해당 학교장과 수차례 협의한 후 "피해 학생이 용기를 내 다시 학교에 복귀하고 마음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려는 마음을 수용하겠다"는 결정을 내려 피해 학생은 다시 학교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교육청의 결정 이후 피해 학생 학부모는 기자와 함께 교육청을 방문해 "피해 학생의 고충을 십분 이해 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학부모의 애로사항을 일일이 메모하던 박애란 교육정책국장은, "학교의 규정보다 아이의 학습환경이 더 중요하다"며 "평소 행정은 아이들을 위한 행정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교폭력 관련 피해 학생이 본인이 원하는 학교로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결정을 내린 것은 당연하다"며 "추후 더 많은 관심을 갖고 피해 학생이 무사히 졸업할 수 있도록 애정으로 지켜주겠다"고 다짐했다.

학교 구성원인 학생들의 다양한 성장 배경과 서로 다른 생각들이 교차하는 '학교폭력' 예방에 대한 정답은 없다.

학교는 학생을, 학생은 교우들을 상호 존중하고 선생님을 존경하고 믿고 따르며, 학부모들 역시 학교를 믿고 자녀들과의 보다 많은 대화로 아이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들어보고 해결방안 등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면서 서로 다름을 인식하고 이해하며 살아가는 지혜를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세종시 교육청의 학생을 위한 결정이 '행복도시 세종교육의 작은 단편'일지라도 학생을 위해 노력해 준 모범 선례로 남겨지길 기대한다.

김부유 기자 rokmc482@hanmail.net

<저작권자 © 세종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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