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 46년만의 해후, 소대장님 충성
유별난 군대 해병대의 전우애
지난 1970년 베트남전에 파병된 해병 제2여단 청룡들이 1972년 2월 귀국 후 46년만에 당시 소대장을 찾아 세종시를 찾았다.(사진 왼쪽 두번째 당시 소대장 임봉영 해병대 중위) |
베트남 전쟁은 한국과도 연관이 많다. 당시 전투 병력이 모자라게 된 미국은 당시 한국에 주둔해 있던 미군 중 제2보병사단과 제7보병사단(월남전 종료와 비슷한 시기에 닉슨 정부에서 제7보병사단을 본토로 철수 해체)을 베트남에 파병하려고 했었다.
미군이 빠져나가 전력에 공백이 생겨 벌어질 북한의 침공이 두려웠던 박정희 정부는 미군 측에 먼저 "우리가 너네 대신 병력을 보내줄게!"라고 제안을 하게 된다. 미국이 이를 승낙하여 우리나라도 육군 수도사단(맹호부대), 해병 2여단(청룡부대)의 전투 병력을 보내고, 뒤이어 육군 9사단(백마부대)을 파견했다.
5만 병력 규모의 한국군이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으며 1965년부터 1973년까지 8년에 걸쳐 56만 3387건의 작전을 수행했다.
그런나 미군은 베트남전의 와중에 한국군이 참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주한미군 병력을 빼내서 베트남으로 파견했다. 이는 리처드 닉슨 정권에서 벌어진 일이었는데, 일방적인 통보와 함께 7사단을 빼버렸고 주한미군 2만 명이 감축되면서 주한미군의 수는 역대 최저인 3만 7천 명으로 줄어버렸다. 이는 당시 월남에 가 있던 한국군 4만 6천 명보다도 적은 숫자였고, 이에 박정희는 격노하여 미국을 성토하는 담화를 발표하려다가 미국도 유신정권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미국 대사의 경고에 이를 철회했다.
참고로 북한도 비밀리에 베트남 전쟁에 파병한 적이 있다. 전투기 조종사 및 정비병으로 이루어진 소규모 공군 부대 위주로 파견했다. 이들은 공식적으론 북베트남 공군에 소속되어서 활동했다. [출처:나무위키]
올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지난 8일 세종시의 관문 조치원역에 모인 청룡 225기 해병전우들을 맞이한 임봉영 소대장 |
[세종인뉴스 서동명 기자] 젊은 청춘의 열정이 넘치던 1970년 이역만리 베트남 전쟁에 참전을 했던 해병대 제2여단 5대대 26중대의 매복소대원들이 지난 8일(토) 세종시의 관문 조치원역에서 46년만의 해후를 했다.
지난 1970년 청룡 6진으로 베트남 호이안에 파병되어 많은 전공을 세웠던 5대대 26중대의 소대원들은 1972년 2월27일 부산항으로 귀국했다.
이들 해병대원들은 귀국 후 각자의 삶에 열중하면서 70의 나이에 전투현장에서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옛 소대장을 찾아 세종시까지 오게 되었다.
해병대 225기 이상국(대구)씨는 월남전 참전 후 귀국해 같은 기수 동기생들과 함께 동기회를 갖으며 ‘한번 해병대는 영원한 해병대’라는 정신으로 모임을 갖던 중 당시 치열한 전투속에서 자신들의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지휘를 했던 소대장을 찾아야겠다는 의견이 모아져 수소문 끝에 이날 세종시를 방문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들 예비역 해병들을 맞이해 ‘46년 만에 함께 감격의 눈물을 흘린 소대장’은 해병대 소령으로 예편한 임봉영 세종특별자치시 무공수훈자회 지회장이었다.
너무도 오랜 세월이 지난 서로의 얼굴을 잊을 만도 하지만 이들은 단번에 서로를 알아보았다.
임봉영 소대장(당시 중위)은 46년 만에 자신을 잊지 않고 찾아준 소대원들을 일일이 굳은 악수를 나누며 이름을 확인하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근 반세기 만에 만난 70대의 노 해병대원들은 임봉영 소대장이 준비한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식당에서 미리 대기하던 임봉영 소대장의 부인과 손녀딸을 만나 이야기꽃을 피웠다.
‘46년 만에 해후를 한 자리에서 임봉영 소대장의 손녀딸 임수진(대동초등학교 5학년)양은 할아버지의 옛 전우들을 향해 직접 연필로 적어온 환영사를 읽었다.
오늘 이 자리는 “제가 태어나기 전 46년 전에 공산주의와 싸우기 위해 베트남 전쟁터에서 세계평화와 자유를 지키기 위해 함께 하셨던 전우 할아버지들을 만나는 날 이기 때문에 정말로 영광스러운 자리입니다. 오래오래 사세요” 라는 손 편지를 읽어 박수를 받는 등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졌다.
해병대의 단결력은 유별난 편이다. 남북이 대치되는 상황 속에서 대한민국의 모든 군별을 떠나 해병대의 전우애와 기수별 의식은 대단하다.
46년 만에 자신들과 함께 사선에서 전투를 했던 옛 소대장을 찾은 이들 해병대 26중대 225기 동기생은 당시 동기생 중 2명이 전사하고 2명이 행방불명이 될 정도로 치열한 전투를 치루고 무사히 고국 땅을 밟은 이상국(대구),이범배(서울),이경환(대구),조공제(경북 김천),방성문(강원도 정선) 예비역 해병 등 모두 5명이다.
임봉영 소대장은 지난 ‘86년 3월에 해병대 소령으로 예편한 후 슬하에 2남을 두고 부인과 함께 세종시 조치원에 살고 있으며, 현재 대한민국 무공수훈자회 세종특별자치시 지회장을 맡아 다양한 봉사활동을 전개하며 해병대원으로서의 자긍심을 갖고 살고 있다며 살아생전 자신을 잊지 않고 찾아준 옛 전우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서동명 기자 hongmin120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