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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미영 박사의,충분히 좋은 엄마 되기

기사승인 2020.09.20  12:3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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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좋은 엄마 되기

산의 나무가 잘 자라기 위해서는 나무와 나무 사이의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듯

[세종인뉴스 칼럼니스트 김미영 박사] 집에서 바라보는 가을 하늘은 더없이 맑고 깊다. 모든 사람이 가을 하늘만 같으면 서로 참 행복할텐데... 얼마 전부터 몸에 이상을 느껴 진료를 받아보니 대상포진이란다.

내 생전 걸릴 것 같지 않던 대상포진을 앓으면서 그동안 학교와 가정일을 병행하며 몸과 마음을 돌보지 못한 듯 싶어 후회와 자책을 하는 시간이었다. 더불어 건강의 소중함을 중요하게 느끼는 요즘을 보내고 있다.

울 아들은 늘 씩씩하던 엄마가 아픈 걸 보면서 약간 충격을 받은 것 같다. 생전 안하던 집안 청소를 해주었다. 청소기를 돌려주고 걸레를 빨아 방까지 닦아주는 아들을 보면서 약간 낯설기도 했지만 기특하기도 했다.

맞벌이를 하는 관계로 늘 아들이 스스로 하는 것을 기다려주지 못했던 것 같다. 거기에 익숙해져 살아온 아들에게 자기주도 학습이 중요하다는 걸 강조해봤자 의미 없다는 걸 아들이 어느 정도 크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다.

박사과정을 밟으며 수없이 읽은 책들은 우리 반 아이들을 가르치고 생활지도 할 때는 많은 도움이 되었지만 막상 내 아들을 키울 때는 잘 적용이 되지 않았다. 그 이유를 굳이 생각해보자면 아마도 아들에 대한 강한 집착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들 유년 시절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해주었던 것들이 아들에게는 힘든 부담이었을 것이다.

또한 아들은 맞벌이로 바빠 보이고 힘들어 보이는 엄마에게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억압하며 엄마에게 맞추어주었으리라. 그것이 사춘기를 거치며 걷잡을 수 없는 반항의 시간으로 다가올 줄은 생각도 못하고 착한 아들이라고만 생각했던 것은 나의 아주 짧은 생각이었다.

아들이 고등학생이 되고 난 요즘에서야 내가 아들에게 잘못해준 것에 대한 미안함과 후회가 가득해진다. 미래의 행복을 담보로 아들이 누려야 할 현재의 행복을 많이 빼앗아버린 엄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도 옛날 습이 아직도 남아 아들의 삶에 많은 관여를 하려고 하는 욕구가 순간순간 올라온다.

이럴 땐 아들과 심리적인 거리두기를 하려고 한다. 산의 나무가 잘 자라기 위해서는 나무와 나무 사이의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듯 부모와 자식 간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한 것 같다. 자식이 내 소유물이 되는 순간 자식도 나도 서로에게 힘든 존재가 되어버리는 것 같다. 우리 마음의 깊은 상처들은 가까이 있는 가족에게서 온 것이 많다.

진정으로 자녀를 아낀다면 엄마들은 늘 자녀에게 거리두기와 떨어져서 바라보는 연습을 하여야 한다. 그럴 때 자녀들의 아픔과 힘듬이 눈에 들어오게 되며 존재 자체가 귀하게 느껴지게 된다.

김미영 박사(상담학 박사)

상담 기법 중에서 마음챙김을 활용한 상담 프로그램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MBSR [Mindfulness Based Stress Reduction program] 과 MBCT[Mindfulness-based cognitive therapy]인데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일어나는 나의 느낌이나 마음에 대해 평가하지 않고 판단적인 태도를 버리며 있는 그대로 나의 마음을 알아차림 하는 것이다.

이것을 실천하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방법은 호흡 관찰하기이다. 호흡 관찰하기는 나의 부정적인 마음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손쉬운 방법이다. 이것은 마치 일렁이는 물결 아래에서는 바닥이 잘 보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화나고 우울한 상태에서는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를 알 수가 없기때문에 돌이킬 수 없는 말과 행동으로 실수를 범할 때가 많다. 그러나 잔잔한 물결 아래에서는 바닥이 훤히 보인다.

그래서 내가 마음이 평온할 때는 내 주변의 사람에 대해 선입견으로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출렁이는 물 즉 부정적인 정서에서 잔잔한 물결 즉 평온한 마음의 상태로 만들어주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호흡에 집중하고 호흡을 관찰하는 것이다. 하루에 한 번만이라도 이런 활동을 하게 되면 시냇물에 나뭇잎이 떠내려가듯 호흡 관찰하기를 통해 순간순간 떠오르는 나의 불안함이나 우울함, 화남 등의 감정이 호흡이라는 시냇물을 통해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된다.

부정적인 정서가 올라올 때마다 여러분도 간단히 실천할 수 있는 호흡 방법을 알려드리려고 한다. 처음부터 자신의 호흡을 관찰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먼저 바른 자세로 앉아 조용히 눈을 감고 들숨-날숨 호흡을 쉬면서 날숨에 숫자 1에서 시작하여 10까지 헤아려 보라. 그러면 흥분되거나 화나는 마음은 어느 정도 지나가게 된다. 이것이 되면 가만히 배에 손을 대고 눈을 감고 내 호흡을 관찰해보라. 화나는 마음, 긴장된 마음, 불안한 마음이 어느 새 사라짐을 느낄 것이다.

코로나로 거리두기가 강조되는 요즘 매일 호흡을 통한 마음챙김으로 자녀들과 거리두기 실천을 해보길 권장한다. 자녀도 하나의 인격체이므로 엄마, 아빠의 무심코 던지는 말들 속에서 많은 상처를 받게 되고 그 결과 자녀들은 엄마, 아빠와 마음의 문을 닫으려고 할 것이다.

내 부정적인 감정까지 자녀에게 전달하여 상처를 주는 우를 범하지 말고 호흡을 통한 마음챙김으로 평안한 마음 상태에서 자녀와의 대화를 시도해보라. 그리고 먼저 자녀의 힘듬을 들어주길 바란다. 부모도 몰랐던 자녀의 힘듬을 알게 되면 자녀를 이해하게 되고 자녀도 그런 부모를 더욱 신뢰하게 될 것이다.

호흡을 통한 마음챙김 실천으로 마음의 평안을 찾고 이를 통해 우리 가정에 와준 자녀의 존재 자체가 얼마나 귀하고 감사한지 깨닫게 되는 시간이 되길 바래 본다.

그리고 자녀가 완성체가 되어 사회에 우뚝 서는 그날까지.....자녀의 걸어가는 길을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뒤에서 묵묵히 바라봐줘야 할 것이다.

차수현 기자 chaphung@naver.com

<저작권자 © 세종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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